밴티지 포인트

by SL

스포일러는 없습니다.

이 영화는 ‘유리한 시점’이라는 제목처럼, 공개석상에서 연설 중이던 미국 대통령이 저격당하는 사건을 그 순간 주변에 있던 여러 사람의 시점을 통해 재구성해서 보여준다. 관객은 회담을 중계하는 방송국 (이름이 GNN이다.) 에서부터 경호원, 캠코더로 현장을 촬영하는 관광객, 대통령 등등의 시점을 반복해서 따라가면서 처음에는 몰랐던 사건의 진실을 하나씩 발견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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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점이 달라질 때마다 저격 뒤의 이야기를 조금씩 더 보여주는데, 그게 참 감질맛 난다. 한창 몰입해서 보고 있는 중간에 갑자기 화면이 딱 멈추면서 테잎을 첫장면으로 되감아버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몇 번 당하다 보면 어느새 익숙해져서 ‘슬슬 되감을 때가 됐는데..’ 하는 감이 오고, 그 예상이 맞으면 허탈한 웃음이 나온다. 실제로 극장에서 어떤 사람은 결정적인 순간에 되감아버리니까 너무 허탈한 나머지 탄식을 내뱉었는데 그 소리가 너무 커서 주변 사람들에게 작은 웃음을 선사하기도 했다. 여섯 번인가 이런 반복이 끝나면 사건의 진실은 명확해진다. 이제부터는 되감기 없이 그대로 결말까지 이어진다.

이제 개인적인 감상을 말해보자. 영화 중간에 나오는 자동차 추격씬도 볼만했지만 누가 뭐래도 이 영화의 최고 무기는 치밀한 설정과 허점이 별로 없는 스토리라인이다. 특히 영화 중간에 계속해서 밝혀지는 트릭과 진실은 매우 흥미진진하다. 몇 가지 -이야기를 깔끔하게 만들기 위한- 작위적인 설정이 아쉽기는 하지만 그 정도는 뭐 충분히 눈감아줄 수 있다.

영화를 보고 나오면서 “실제 미국의 대통령이 영화 속의 대통령 같은 생각을 했다면 어땠을까” 라는 생각을 잠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