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식 사고 & 영어식 표현

by SL

재미삼아 아래의 문장을 한 번 영작해볼까요?

  • 저 개 때문에 화가 나.
  • 너 일본에 사는 친구 있어?
  • 그건 법에 위배되지 않는다구.
  • 와서 맥주 한잔할래?
  • 버스를 잘못 타서 길을 잃었어.
  • 난 몸무게가 10킬로그램 늘었어.

잘 됐나요?

이미 예상하셨겠지만… 위의 문장은 이번에 소개하는 책 <영어식 사고 & 영어식 표현>에 나오는 예문입니다. 책에서 모범답안으로 제시한 영작이 있으니 한 번 비교해보세요.

  • That dog makes me angry.
  • Do you have any friends in Japan?
  • It is not against the law.
  • Do you want to come over for a beer?
  • I took the wrong bus and got lost.
  • I gained 10 kilograms.

일부러 어려운 단어나 표현이 등장하지 않으면서도 한국어를 있는 그대로 영어로 바꾸려고 하면 까다로운 문장으로 골랐습니다. 별 어려움 없이 영작이 됐다면 이미 영어에 대한 기본적인 감각이 있다고 봐도 무방할 것 같아요. 하지만 낑낑대며 겨우 문장을 완성했는데, 해답을 보니 ‘앗! 저렇게 간단하게 표현이 된단 말이야?’ 라는 생각이 들었다면… 이 책은 당신을 위한 것일지도 모릅니다.

영어식 사고 & 영어식 표현8점
강낙중 지음/3Life

아무래도 우리가 처음 영어를 배울 때, ‘이 한국어 문장을 영어로는 어떻게 말하는가’보다는 ‘이 영어 문장이 무슨 뜻이냐’하는 해석에 초점을 맞추는 경우가 많다 보니 영작을 시키면 하면 우선 눈앞이 아득해지고 맙니다.

문법책과 사전을 뒤적거려가며 어렵사리 문장을 완성해보지만 다시 읽어보면 왠지 모르게 어색하기 십상이죠. 심지어 어떨 때는 한영사전에서 뭘 찾아봐야 할지조차 감이 안 잡히는 막막한 느낌, 아마도 많은 사람이 공감하리라 생각하는데, 이에 대해 저자는 명쾌한 답을 제시합니다.

“문법을 적용하기 전에 이런 가치관의 차이를 알고 우리말식 사고를 영어식 사고로 고쳐 영어 문법을 적용해야 비로소 영어다운 영어가 나온다.”

이 책은 그러한 취지 아래 몇 가지 패턴을 제시하고 그 범주에 속하는 영작 예문을 반복 학습하면서 그 패턴에 익숙해지도록 구성되어 있습니다. 예를 들어, “너 일본에 사는 친구 있어?” 같은 문장은 ‘한국어는 존재 중심의 언어인데 반해 영어는 소유 중심의 언어’라는 패턴으로 설명하고 비슷한 문장의 영작 예시를 보여주는 식이죠. (“그녀의 눈은 파랗다”, “이 책상은 다리가 세 개다.”)

위의 나머지 문장들도 비슷합니다. ‘개 때문에’는 개를 주어로 바꾸고 make라는 동사를 사용함으로써 “I’m angry because of that dog.”을 피할 수 있구요, 또 ‘맥주 마시러’는 for 전치사를 써서 간단하게 표현할 수 있어요. ‘버스를 잘못 타서’는 ‘잘못된 버스를 타서’로 생각을 바꾸면 영작이 쉬워집니다.

이런 패턴을 기계적으로 적용하려고 하면 안 되겠지만, 반복을 통해서 자연스럽게 숙달되면 보다 영어다운 영어를 쓸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가 생깁니다.

허나 몇 가지 단점도 눈에 띄는데, 한국어 문장 -> 한국식 사고 -> 영어식 사고 -> 영어 문장으로 자연스럽게 바꿀 수 있도록 패턴을 분류한 취지는 공감하지만, 예문을 보다 보면 다소 억지로 끼워맞춘 듯한 문장도 꽤 있습니다. 또 구성이 너무 단조로워서 (패턴 설명 후 예문 나열) 지루하고 졸려요. (공부하는 게 다 그렇지.. 라고 하면 할 말은 없습니다만…)

이런 단점이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위에서 쓴 것처럼 영작에 큰 부담감이나 어려움을 느끼는 사람에게는 좋은 길잡이가 될 수 있을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