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Next UI Breakthrough: Command lines – Donald A. Norman

by seunglee

Prologue: 블로그 옮기면서 검색링크 깨진 글 살리기 1탄입니다. 예전에 썼던 글을 현대적인 감각으로 되살려 재발행합니다.

역시 역사는 돌고 도나 봅니다. 초창기의 유저 인터페이스는 여러 가지 제약으로 인해 커맨드라인(Command Line Interface, CLI) 형태였습니다. 하지만, 얼마 있지 않아 더 직관적이고 쓰기 쉬운 GUI가 이를 대체하고 인터페이스의 대세가 되었죠.

이제 다시 노먼 교수는 주장합니다.유저 인터페이스는 커맨드라인 방식으로 되돌아갈 것이라고. 왜냐구요? 컴퓨터 시스템이 복잡해지고 관리할 데이터의 양이 방대해짐에 따라 GUI는 그것을 효과적으로 제어하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게 되었기 때문이죠. 좀 막연하게 들린다면, 포토샵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이 그 방대한 메뉴 집합에서 “이미지의 색상 깊이(color depth)를 바꾸는 메뉴”를 찾아헤매는 모습을 떠올려보세요.

오해는 마십시오. 이것이 미리 정해진 형식에서 조금만 벗어난 명령어가 들어와도 에러 메시지를 토해내던 예전의 커맨드라인 인터페이스로 돌아간다는 뜻은 아닙니다. 그것보다는, GUI가 약한 부분을 메워주는 커맨드라인 방식에 기초한 새로운 인터페이스가 필요하다고 얘기로 보는 게 정확합니다. 이 새로운 인터페이스는 까다로운 입력 형식이나 순서로 사용자를 제약하지 않아야 하며 동의어나 기타 예외 사항을 내부적으로 처리함으로써 사용자가 원하는 바를 쉽게 얻을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인터페이스의 중심에는 바로 검색이 있습니다.

오늘날의 검색엔진은 단순히 사용자가 입력한 키워드를 포함하는 문서를 찾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형식을 갖춘 명령어(Typed Command)에 대한 답변을 제공합니다. sin(2 * pi)케냐 시간 같은 쿼리에 답해 주는 국내 포털의 검색결과도 한 예가 되겠습니다. 또, 검색 기능이 마이크로소프트나 애플의 운영체제에 기본 내장되면서 데스크탑 인터페이스가 기존의 탐색(브라우징)방식에서 벗어나 똑똑하고 검색스럽게 개선될 발판이 마련되었습니다. 노먼 교수는 비스타 운영체제에서 “command line folder:interactions type:doc”라고 입력하면 interactions라는 단어가 포함된 폴더에서 command line이라는 단어가 포함된 마이크로소프트 워드 파일을 찾아주는 시나리오를 얘기합니다만, 이걸 가지고 Next UI Breakthrough라고 하기는 좀 약하다 싶어요. 오히려, Linguistic Command Line쓴 사람이 창립한 회사에서 만든 소프트웨어의 데모가 좀 더 와 닿습니다. 아니면 GUI의 메뉴 인터페이스의 단점을 검색으로 보완하는 아이디어는 어떤가요? (조금 쑥스럽군요 :)

본론으로 돌아갑니다. 노먼 교수가 말하는 현대적인 커맨드라인 인터페이스란 사용자가 명령어를 통해 자신이 원하는 바를 지시했을 때 방대한 데이터와 막강한 검색 기능을 기반으로 의도한 결과를 만들어주는 인터페이스 같습니다. 여기서 “찾아준다”는 말 대신 “만들어준다”라고 한 것은 이 커맨드라인 인터페이스가 단순 검색에 그쳐서는 안 되며, 사용자가 원하는 정보와 기능을 제공하는 답변 엔진(Answer Engine)이 되어야 한다는 뜻에서입니다. 사용자는 단순히 무언가를 찾고픈 게 아니라 무언가를 알고자/하고자 하기 때문이죠.

(뭐라고 표현하건 간에 저에게는 결국 지금보다 높은 수준에서 사람과 말이 통하는 지능적인 기계가 필요하다는 말로 해석하고 싶습니다. 아무튼..)

이 글은 앞으로 유저 인터페이스가 진화해 나가야 할 방향을 제시할 뿐 구체적인 연구 결과를 내놓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다 읽고 나면 “그래서?” 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검색엔진이나 유저 인터페이스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대가의 통찰로부터 분명히 무언가 얻는 게 있을 겁니다. 또 혹시 아나요, 새로운 아이디어에 대한 영감을 받을지도?

저자의 원글은 여기에서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