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eative, Professional

by SL

단순히 눈에 튀고 색다른 아이디어를 내는 것만이 창의적인 것은 아니다. 내가 중시하고 추구하는 것은 ‘창의적인 문제해결’이라고 할 때의 창의성에 더 가깝다. 무슨 말이냐면, 처음에 문제만 주어졌을 때는 모순되는 다양한 경우의 수가 있어서 까다롭거나 복잡해 보였지만 탐구 끝에 이를 쉽고 우아하게 해결하는 방법을 찾아내는 것도 창의력의 하나라는 얘기다.

본질적으로 이 두 가지가 다른 것은 아니다. 다만, 우리가 흔히 창의적이라고 할 때는 전자를 떠올리기 쉽고, 특히 후자는 문제의 배경을 모르거나 해결 과정에 참여하지 않았다면 가치를 알아보기 어렵다는 말이다.

좋은 글감이 있다고 누구나 좋은 작품을 쓸 수는 없듯이, 아이디어를 내는 것과 그 아이디어를 가지고 실제 뭔가를 해내는 것 사이에는 큰 거리가 있다. 창의성에 프로페셔널함이 덧붙여져야 한다. ((Professional은 뭐라고 번역하면 좋을까?))

한마디로 정의하기는 어렵지만 나는 프로페셔널하다는 것의 의미를 두 가지 측면에서 생각해 본다.

우선 태도다.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로 시작했어도 최고의 해결책을 찾기까지 끈기있게 시도하고 실패하고, 빈틈없이 관찰하고 분석하는 과정은 필요하다. 예상보다 못한 결과가 나왔다고 쉽게 단념하거나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비판 없이 믿어버리는 자세로는 ‘좋은 작품’을 기대하기 어렵다.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은 ‘돌 속에 보이는 작품을 보이는 대로 깎아낸다는 조각가의 작업’보다는, 초기 모양을 계속 바꿔가며, 여러 개로 쪼갰다가, 다른 부분과 합치기도 찰흙놀이에 더 가깝다고 본다. 차이가 있다면 찰흙놀이는 기본적으로 재미에 기초하지만, 일을 할 때의 끈기와 철두철미함은 책임감에 바탕을 두어야 한다는 점이 다를 뿐이다.

두 번째 요소는 전문성이다. 의욕과 태도만으로 할 수 있는 일에는 엄연히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똑같은 문제, 똑같은 아이디어, 똑같은 방법론을 가지고 일을 시작해도 초심자와 전문가는 찰흙을 빚는 속도도 다르고, 언제 분리하는 게 좋을지에 대한 감각도 다르고, 어떻게 결합하는 게 최적인지에 대한 지식도 다르다. 전문성에도 레벨이 있어서 아는 만큼 보이며, 보이는 것만큼만 시도할 수 있다. 시도한 만큼 경험할 수 있고, 또 다시 그 경험에서 배우는 선순환 고리를 탈 수 있다. 지속적으로 아는 것의 경계를 넓히고 보유한 지식의 재정리를 통해 안다고 생각했던 것을 진짜 아는 것으로 만들어 가는 절차를 밟아야 한다. 깊이에는 끝이 없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