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2011 신춘음악회

by SL

인자한 회사 직원님께서 베풀어준 초대권을 들고 제주아트센터에서 열린 신춘음악회에 다녀왔다. 입구에서 표를 확인하지 않을 때 살짝 눈치챘지만 연주가 시작할 때까지도 빈자리가 꽤 남아 있었다. 무료 공연이었는데…


프로그램 중에서 아는 곡은 두 번째밖에 없었다.

  1. 모차르트 교향곡 39번
  2.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번, 피아노 강효지
  3. 리스트 교향시 <전주곡>


그래서 첫 번째, 세 번째 곡을 하는 동안에는 지휘자의 모습을 유심히 봤다. 바이올린이나 첼로 등 악기 파트는 그래도 악보를 보고 넘기면서 하는데, 지휘자 앞에는 악보가 없다. 곡의 시작부터 끝까지의 전체 연주를 머릿속에 그려놓은 상태에서 지휘를 하는 것일까? 전체를 조율하면서도 중요한 순간에 특정 파트에 지시를 내리는 시스템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겉으로만 보고는 도통 모르겠더라.

모르던 곡을 처음 들으면서 뭔가를 느끼고 감동을 받기는 쉽지 않은 것 같다. 반면에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번은 드라마에서도 보고 음반으로도 여러 번 들어서 나름 귀에 익은 곡이다. 익숙한 가운데 다음에 나올 부분을 기대하기도 하고, 그 순간 연주자의 모습을 눈으로 보면서 감상하니 귀로만 들을 때와는 다른 즐거움이 있었다. 특히 라흐마니노프 때는 여유가 생겨서 무대 가장자리 구석구석까지 살폈는데, 심벌즈 치는 분이 의도한 것인지 익살스런 동작에 자꾸 눈이 멈췄다 :) 하지만, 아쉽게도 객석 오른편에 앉은 탓에 무대 왼쪽에서 피아노를 치는 강효지 씨의 손가락만큼은 구경할 수가 없었다.

무대 위에서 아름답고 우아하게 보이고 싶다는 세속적인 바람 따위는 연주가 시작하는 순간 잊혀지는가 보다. 어딘가 부자연스러워 보일 정도로 피아노에 몰입해 있던 연주 모습이 기억에 남는다. 아래는 갑자기 생각나서 찾아본 장한나의 첼로 연주 모습.

자리잡기와 예습의 중요성, 그리고 악장 사이에는 박수를 치지 않는다는 것을 배운 나의 첫 클래식 공연 관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