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감정 사용법: 감정을 객관적으로 살펴보자

by SL

이제는 번역서를 소개할 때 원래 제목과 번역 제목을 비교하는 게 너무나 당연하게 느껴진다. 얼마 전에 인기를 끌었던 어떤 책 제목을 따라한 <내 감정 사용법>은 프랑스의 정신과 의사 두 명이 공저한 책으로, 원제는 “La Force Des Emotions”, 구글 번역기한테 물어보니까 “감정의 힘”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제목이 유행에 편승한 감은 있지만 그렇게 얄팍한 자기계발서는 아니다. 쉽게 기분에 휘둘리는 나머지 ‘감정 따위는 없었으면 좋겠어’ 이런 생각이 드는 사람은 한 번쯤 읽어봄 직하다.

사람의 ‘기본감정’을 8가지로 구분하여 각각을 분석한 뒤 우리가 그 감정을 어떻게 다루면 좋을지를 제시하는 구성은 <내몸 사용설명서>와 유사하다.

분노. 시기. 기쁨. 슬픔. 수치심. 질투. 두려움. 사랑.

이런 감정들은 어디서 왔으며, 어떤 쓸모가 있는가. ((쓸모라는 단어에서 감을 잡은 사람도 있을 텐데, 설명에 진화심리학이 여러 번 등장한다.)) 저자들은 특히 부정적이라고 여겨지는 감정의 효용을 설명하면서 그것들을 냉정하게 받아들이도록 도와준다. 이를테면, 분노는 나의 존재감을 부각시켜서 깔보이지 않도록 하며, 슬픔은 상대방의 적개심을 완화시키며, 시기심은 동기부여의 원동력이라는 식이다.

이런 설명이 감정에 대해서 새로운 깨달음을 주는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감정에 휘둘리려는 순간 자기 상태를 객관적으로 인식하도록 돕는 안내 역할은 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이유로 감정이 평온한 지금은 이 책을 평가하기에 적당한 시기가 아니고, 나중에 급격한 감정의 회오리에 휩쓸릴 때, 부정적인 기운이 내 몸을 감쌀 때, 기분이 필요이상으로 들뜰 때, 그때 다시 이 책을 들춰보며 도움이 되는지 살펴보려고 한다. 진가는 아마 그때 결정날 것이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책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