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의 주기

by SL

최근 자기계발 관련 논의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단어가 멘토/코치다. 이들의 주요한 역할 중 하나는 바로 피드백을 주는 것이다. 경험과 선의가 담긴 피드백은 그 자체로도 무척 도움이 되지만, 피드백의 대상이 되는 행위와 피드백의 시간차가 적을수록 그 효과는 극대화된다는 것을 경험으로 알고 있다. 선거와 기계학습에 대한 지난 글에도 썼지만, 투표는 정치인/정당에 대한 가장 직접적인 평가이자 피드백이다. 그런데 왜 선거는 4년, 5년에 한 번씩만 하는가.

우선 비용 문제가 있겠고, 일정 기간은 소신을 갖고 일을 진행할 수 있도록 힘을 실어주는 측면도 있을 것이다. 당연히 1년에 한 번씩 대통령을, 국회의원을, 시장을 바꿀 수는 없다. 하지만 그래도 투표는 1년에 한 번씩 할 수 있다. 어떻게? 1년에 한 번씩 유효기간이 1년짜리인 투표권을 발행하면 된다. 그래서 국회의원 임기 4년 동안 최대 4번의 투표를 하고, 임기가 끝나면 그 총합에 따라서 각 정당이 비례대표 의석수를 가져가는 것이다. 대통령이나 국회의원같은 경우는 누가 선거에 나올지 모르므로 이 방법을 쓰기 어렵지만, 정당에 대해서는 충분히 해볼 만하다.

내가 4~5년에 한 번씩 하는 선거가 문제라고 생각하는 이유는, 유권자 판단의 근거가 선거 시점 기준으로 최근의 이슈에 휘둘리기 쉽기 때문이다. 한 표의 중요성은 두말할 나위가 없는데, 모든 유권자가 이번 선거에 나온 인물/정당이 3년 전에 어떤 의사결정을 내렸는지 기억해서 판단에 참고하기가 쉽지 않다. 그렇다고 언론이 지난 임기 동안의 각 정당의 주요 행적을 요약해서 상기시켜주는 것도 아니고, 그저 출마자의 행보를 보도하는 과정에 그치고 마는 현실이다.

투자를 시작할 때 빠지지 않고 듣는 말이 위험을 분산하라는 조언이다. 다각화를 하라는 것인데, 문제는 그 대상이다. 투자 종목뿐만 아니라 투자 시기도 분산을 시켜야 상투를 잡는 위험에 빠지지 않는다. 전 재산을 거치식 펀드에 몰빵했는데 하필 그때가 코스피 최고점이었다면 어떡하겠는가. 장기투자랍시고 아무리 오래 기다려도 본전찾기의 길은 요원할 것이다.

투표 독려 포스터

투표도 마찬가지다. 어느 대학생이 만들었다는 포스터처럼, 한 번 하고 나면, 혹은 하지 않더라도 다시 몇 년을 기다려야만 한다. 더 자주 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어쨌든 지금은 그렇지 않으니 내 전 재산을 어느 한 펀드에 넣을지 말지를 결정하는 것만큼이나 신중하게 생각해서 소중하게 한 표를 행사해야 할 것이다. 내일 하루 모든 사람들이 그랬으면 좋겠다.